소리바다에 들어가서 영계백숙을 치면 네가지 음원이 뜬다. 하나는 듀엣가요제 앨범에 있는 곡이고, 나머지는 윤종신이 야심차게 리믹스해놓은 세가지 버전의 음원이다. 다 들어봤는데, 아, 너무 좋은 거 있지. 훌륭하다. 윤종신의 바람이 아니더라도 여름 클럽에서 이노래 안 틀면 뭘 틀어줄까 싶을 정도로 가요제 버전보다 훨씬 풍성해진 리믹스 버전은 최고다. 무엇보다 나는 영계백숙의 그 마이너로 미끌어지는 부분 때문에 반해버렸는데 그 부분이 좀더 보강되어 있으니 더 반할 수밖에.
전자깡패가 무료화된 시점에 유료화를 발표하게 되어 민망해져 상처받은 모양이지만, 유료화든 무료화든 다 본인들의 욕구에 충실하게 만들었을 뿐이므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자들이 무료화를 했든 유료화를 했든, 나는 두 노래가 가장 어울리는 방법으로 다시 재탄생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자깡패는 타블로 말대로 즐기려고 만든 노래이며, 가요제 당일에 나타난 노래도 아니다. 때문에 무료화가 합당하게 받아들여지는 거고, 열광하는 거고.(사실 무료화 어쩌고 하면 호의적 반응을 얻어서 먹고 들어가는 건 어쩔 수 없이 한수 접고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하지만 윤종신이 영계백숙에 쏟아지는 비난에 마음 아파하면서 다듬어서 내놓은 리믹스 버전은 유료화가 타당하게 여겨진다.
듀엣가요제 앨범을 구입한 뒤 노래를 한번씩 쭉 들어보았는데, 무한도전 안에서 들었던 영계백숙과 앨범 안에서 들은 영계백숙은 굉장히 다르게 들리더라. 무한도전에서 노래 발표하는 첫날부터 온갖 구박 먹어가면서 들어본 노래와, 앨범에서 노래 그 자체로만 들어본 느낌은 정말 달랐다. 오죽하면 내가 윤종신의 천재성에 반했다고 오버스러운 글을 썼으려고. 가요제 전날까지도 곡을 완성하지 못한 윤종신은 허탈하고 다소 떨떠름한 표정으로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어야 해'라고 투덜거렸고, 흐름상 웃자고 집어넣은 부분이었을텐데도 불구하고 그건 결국 성의없게 대충 만들었다는 이미지로 전락시키는데 일조를 하였다. 하지만 그건 무한도전이 재미를 위해 희생시킨 부분 아닌가 말이지.
무한도전에서 재미를 좌우하는 것은 자막의 영향이 큰데, 이번 가요제에서 김태호 PD의 자막은 대단히 편파적이었다. 공정성을 살렸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 자막이 그저 재미를 위해 평소와 다름없는 무한도전식의 시니컬한 코멘트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우리나라 가요계를 주름잡는 작곡가들을 한데 몰아넣은 미묘한 경잼 심리 같은 것들이 섞여 들어가면서 평소와는 다른 방향으로 영향력이 튀어버린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얘기다.
퓨처라이거의 노래가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성실한 유재석의 무대 매너와 윤미래 타이거 JK의 의외의 시너지 효과도 한몫을 했던 것이 당연했겠지만, 본의 아니게 자막에서부터 깎아내리는 수모를 당한 애프터쉐이빙의 희생이 있었기에 더 빛이 났음도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노래는 훌륭했지만 호흡을 전혀 맞추지 못했던 박명수의 버벅댐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영계백숙은 시작부터 어쩐지 상대적으로 휑한 사운드와 휑한 퍼포먼스를 비난하는 동료 멤버들의 목소리까지 다 나왔던데다가 '일찌감치 작곡가도 도망간' 이런 식으로 자막이 나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정준하와 애프터스쿨이 노래하는 내내 자막으로 씹어댔기 때문에 영계백숙이라는 소재로부터 오는 희한한 발상과 그 독특한 매력 및 모든 장점이 허접함으로 귀결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더랬다. 그러더니 결국 이런 사태가.
무한도전의 자막은 캐릭터들을 희화화하는데 한몫을 하면서도 상황과 그 캐릭터에 대한 판단을 돕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이날 가요제 때에도 그런 식이었기 때문에 더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부분들이 있었다. 가요제 날의 무한도전 자막은 무한도전식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든 부분들이 분명 있었고, 자막으로 내보낸 각 노래들의 코멘트들이 마치 객관적인 평가가 되어버린 느낌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더 오해할 소지가 높았다. 예능 때문에 윤종신이 만만해진 탓도 있겠지만, 아무리 웃자고 한 상황이라도 속상한 건 당연지사고, 나는 '작곡가 윤종신'으로서의 허무함과 분노를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러니내 마음에서는 영게백숙 하나로 이미 모짜르트가 되어버린 천재 아티스트 윤종신 씨. 영계백숙의 유료화에 자신감을 가지시길. 돈이 걸리면 언제나 초점은 돈으로 귀결된다지만, 영계백숙의 유료화는 결코 욕먹을 문제가 아닌데다가 전자깡패의 무료화와 비교하기에는 핀트도 어긋나 있으므로 전혀 신경쓸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만만해진 예능인이라도 본업에 대한 자존심이 가장 중요한 게 아니겠는가. 자신의 곡에 대한 홀대에 가슴 아파하고, 긍지를 갖고 다시 다듬어서 내놓은 뒤 당당하게 유료화를 선언한 윤종신의 모습은 뮤지션으로서 자존심을 지킨 반가운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전자깡패가 무료화된 시점에 유료화를 발표하게 되어 민망해져 상처받은 모양이지만, 유료화든 무료화든 다 본인들의 욕구에 충실하게 만들었을 뿐이므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저작권자들이 무료화를 했든 유료화를 했든, 나는 두 노래가 가장 어울리는 방법으로 다시 재탄생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전자깡패는 타블로 말대로 즐기려고 만든 노래이며, 가요제 당일에 나타난 노래도 아니다. 때문에 무료화가 합당하게 받아들여지는 거고, 열광하는 거고.(사실 무료화 어쩌고 하면 호의적 반응을 얻어서 먹고 들어가는 건 어쩔 수 없이 한수 접고 들어가야 하는 부분이기도 하지만) 하지만 윤종신이 영계백숙에 쏟아지는 비난에 마음 아파하면서 다듬어서 내놓은 리믹스 버전은 유료화가 타당하게 여겨진다.
듀엣가요제 앨범을 구입한 뒤 노래를 한번씩 쭉 들어보았는데, 무한도전 안에서 들었던 영계백숙과 앨범 안에서 들은 영계백숙은 굉장히 다르게 들리더라. 무한도전에서 노래 발표하는 첫날부터 온갖 구박 먹어가면서 들어본 노래와, 앨범에서 노래 그 자체로만 들어본 느낌은 정말 달랐다. 오죽하면 내가 윤종신의 천재성에 반했다고 오버스러운 글을 썼으려고. 가요제 전날까지도 곡을 완성하지 못한 윤종신은 허탈하고 다소 떨떠름한 표정으로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어야 해'라고 투덜거렸고, 흐름상 웃자고 집어넣은 부분이었을텐데도 불구하고 그건 결국 성의없게 대충 만들었다는 이미지로 전락시키는데 일조를 하였다. 하지만 그건 무한도전이 재미를 위해 희생시킨 부분 아닌가 말이지.
무한도전에서 재미를 좌우하는 것은 자막의 영향이 큰데, 이번 가요제에서 김태호 PD의 자막은 대단히 편파적이었다. 공정성을 살렸어야 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그 자막이 그저 재미를 위해 평소와 다름없는 무한도전식의 시니컬한 코멘트였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에 우리나라 가요계를 주름잡는 작곡가들을 한데 몰아넣은 미묘한 경잼 심리 같은 것들이 섞여 들어가면서 평소와는 다른 방향으로 영향력이 튀어버린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는 얘기다.
퓨처라이거의 노래가 대상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성실한 유재석의 무대 매너와 윤미래 타이거 JK의 의외의 시너지 효과도 한몫을 했던 것이 당연했겠지만, 본의 아니게 자막에서부터 깎아내리는 수모를 당한 애프터쉐이빙의 희생이 있었기에 더 빛이 났음도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노래는 훌륭했지만 호흡을 전혀 맞추지 못했던 박명수의 버벅댐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영계백숙은 시작부터 어쩐지 상대적으로 휑한 사운드와 휑한 퍼포먼스를 비난하는 동료 멤버들의 목소리까지 다 나왔던데다가 '일찌감치 작곡가도 도망간' 이런 식으로 자막이 나오는 것부터 시작해서 정준하와 애프터스쿨이 노래하는 내내 자막으로 씹어댔기 때문에 영계백숙이라는 소재로부터 오는 희한한 발상과 그 독특한 매력 및 모든 장점이 허접함으로 귀결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더랬다. 그러더니 결국 이런 사태가.
무한도전의 자막은 캐릭터들을 희화화하는데 한몫을 하면서도 상황과 그 캐릭터에 대한 판단을 돕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이날 가요제 때에도 그런 식이었기 때문에 더 비난의 대상이 되지 않았을까 싶은 부분들이 있었다. 가요제 날의 무한도전 자막은 무한도전식 농담을 농담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만든 부분들이 분명 있었고, 자막으로 내보낸 각 노래들의 코멘트들이 마치 객관적인 평가가 되어버린 느낌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더 오해할 소지가 높았다. 예능 때문에 윤종신이 만만해진 탓도 있겠지만, 아무리 웃자고 한 상황이라도 속상한 건 당연지사고, 나는 '작곡가 윤종신'으로서의 허무함과 분노를 이해하고도 남는다.
그러니



덧글
zyo 2009/07/24 08:38 # 답글
아, 완전 공감해요!저도 앨범버젼 듣고 방송버전과 달라서 놀랐었는데, 사실 앨범버전이 더 깨끗하고 듣기 좋지만 방송버전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자막으로 씹어대는거 보고 그렇게 못 봐줄 노랜가?싶었었다는....-_- 전자깡패는 에픽하이 입장에서도 버리는 노래(에픽하이 앨범에서)였으니 무료화는 당연하고, 영계백숙 오리지널버전이 유료인데 리믹스도 당연히 유료여야죠.
리체 2009/07/24 10:21 #
그쵸! 그냥 평소처럼 웃고 지나갔으면 좋았을텐데 사태가 이렇게 되니까 되씹게 되더군요.
191970 2009/07/24 10:35 # 답글
저는 방송을 못 본 상태로 음반을 먼저 듣고, 그 뒤 방송을 봤는데요. 노래만 들었을 때 왜 이 노래가 그렇게 욕을 먹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노래 자체도 좋고, 심지어! 이렇게 웃기기까지 하는데. 오밤중에 노래 들으며 걷다가 저도 모르게 막 낄낄거리고 있었어요. 그리고 나서 방송을 보니... 왜 그런 소리들을이 나왔는지 알겠더라고요. 음반의 노래랑 노래도 사운드도 분위기도 그냥 다 달라서..저도 윤종신씨의 음원 유료화를 지지합니다. 아니 무료화던 유료화던 저작권자의 권리지 너는 왜 공짜로 안주냐 라고 화낼 거리가 어디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단지, 윗분 얘기하신 거나 본문에서의 뉘앙스가 에픽하이의 전자깡패는 무료화가 당연하다나, 그럴만하다라고 보이는 것은 좀 그러네요. 공짜로 들려줘서 감사한 거지, 당연히 줘야 하는 것은 좀 아닌 거 같은데요...
리체 2009/07/24 11:04 #
아, 그렇죠. 근데 저도 당연하다고 하는 입장은 아니고, 합당하게 보인다...이런 의미로 썼는데..제가 좀 잘못 전달했나봅니다. 전자깡패를 만들어서 무료로 배포하면서 언급한 타블로의 취지도 합당해보이고, 조금 뒤틀린 부분도 없지 않아보이지만 영계백숙의 유료화 취지도 합당해보인다는 의미요. 대중적으로 소통하는데 있어서 타블로의 무료화도, 윤종신의 유료화도 합당해보인다는 뜻이었어요. 다만 서로 합당한 취지이긴한데, 비교 대상이 되어버리니 한쪽이 일방적으로 욕을 먹게 되어버리는 게 아닌가 싶어서. 예능이 예능으로 끝나지 않고 파급력이 생기다보니 이런저런 오해가 생기는 게 아닐까 싶네요.반갑습니다. 그리고 의견 감사합니다.
Feelin 2009/07/24 10:46 # 답글
..원 저작자가 좀더 나은 걸 보여주고파 그랬던 건데, 왜 그렇게 질타를 하는지 모르겠어요..
리체 2009/07/24 11:21 #
타이밍의 문제도 클 거 같아요. 처음에 전자깡패를 만든다는 기사가 나왔을 때 에픽하이 앨범에 정식으로 수록하겠다, 이런 식으로 나왔었거든요. 그런데 무료화라고 하니 호응도가 더 높아졌던 거고, 하필 같은 날 유료화를 하겠다고 한 윤종신 씨에게는 아주 절묘한 타이밍이 아니었던가 싶네요.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 같아 보여서 다행스러운 감은 있어요.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상처가 오래가지 않기를 바랄 뿐이죠.
nOiZe 2009/07/24 11:49 # 답글
공감합니다
리체 2009/07/24 13:17 #
:-)